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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내막증은 자궁 내막 조직이 자궁 이외의 부위에서 자라는 질환으로, 가임기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골반통, 생리통, 성교통, 난임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자궁내막증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는 주로 증상 조절과 병의 진행 억제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약물 치료는 비수술적 접근법으로서 자주 활용되며, 환자의 연령, 증상, 임신 계획 여부 등을 고려해 개별화된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자궁내막증 치료에 사용되는 주요 약물들을 종류별로 살펴보고, 각 치료제의 작용 기전과 효과, 부작용, 사용 시 고려사항 등을 상세히 비교한다.
1. 프로게스틴 제제 – 호르몬 균형을 통한 억제
프로게스틴(Progestin)은 황체호르몬의 유사체로, 자궁내막 조직의 증식을 억제하고 월경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다. 경구약, 피하이식제, 자궁 내 장치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며, 자궁내막증의 초기 치료 또는 장기 유지 치료에 적합하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디에노게스트(Dienogest)와 레보노르게스트렐 방출 자궁 내 장치(LNG-IUS, 미레나) 등이 있다.
디에노게스트는 경구용 제제로, 에스트로겐 없이도 단독 사용이 가능하며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장기간 사용 시 무월경 상태가 유도되어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레보노르게스트렐 방출 장치는 자궁 내에 직접 삽입되며, 국소적으로 호르몬을 방출해 통증을 줄이고 자궁내막의 얇아짐을 유도한다.
2. GnRH 작용제 – 생식호르몬을 억제하는 강력한 치료제
Gonadotropin-Releasing Hormone (GnRH) 작용제는 뇌하수체-난소 축을 억제해 에스트로겐 분비를 줄이고, 인위적인 폐경 상태를 유도한다. 자궁내막증의 진행을 억제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레루프롤라이드(Leuprolide), 고세렐린(Goserelin) 등의 주사제가 있으며, 최근에는 경구용 GnRH 길항제인 엘라골릭스(Elagolix)와 릴루골릭스(Relagolix)도 사용되고 있다.
GnRH 작용제는 일반적으로 6개월 이하로 제한하여 사용하며, 장기 사용 시 골밀도 감소, 안면홍조, 질건조증 등의 폐경 유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애드백 치료(보조 호르몬 보충요법)’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3. 경구용 복합호르몬제 – 통증 조절과 재발 예방
복합 경구피임약(COC)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을 함께 함유한 약물로, 배란을 억제하고 자궁내막의 증식을 막는 효과가 있다. 자궁내막증의 통증을 줄이고 재발률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단순 진통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증 자궁내막증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활용된다.
COC는 매일 복용하는 방식으로 사용되며, 부작용으로는 오심, 유방 압통, 혈전 위험 증가 등이 있다. 흡연자나 혈전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디에노게스트가 포함된 복합 호르몬제가 자궁내막증에 특화된 제품으로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4. 진통제 – 증상 완화를 위한 보조 치료
자궁내막증은 통증이 주요 증상이므로*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도 흔히 사용된다.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의 약물이 월경통, 골반통 완화에 효과적이다. 다만 NSAIDs는 근본적인 병의 진행을 막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호르몬 요법과 병용되는 경우가 많다.
장기간 NSAIDs 사용 시 위장관 부작용이나 신기능 저하 등의 위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5. 선택적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조절제(SPRM) – 연구 중인 차세대 약물
최근에는 자궁내막증 치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SPRMs(Selective Progesterone Receptor Modulators)이 연구되고 있다. 이 약물은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자궁내막의 증식을 조절하면서도, 전신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현재까지 SPRM은 주로 자궁근종 치료에 사용되어 왔으며, 자궁내막증에 대해서는 아직 임상시험 단계에 있다. 향후 연구 결과에 따라 치료 선택지가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6. 약물 치료 외 고려사항 – 임신 계획과 수술 병행
약물 치료는 자궁내막증 환자의 증상 조절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를 보이지는 않는다. 특히 난임이 동반된 경우에는 약물치료보다는 수술이나 보조생식술을 먼저 고려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에는 장기적인 호르몬 치료보다는 통증 조절에 중점을 두는 접근이 필요하다.
일부 환자는 약물치료를 수년간 유지해야 하므로, 약물의 부작용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개인의 생활 패턴에 맞춘 치료가 중요하다. 간혹 약물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거나 심한 유착, 난소 낭종이 동반된 경우에는 복강경 수술로 병변을 제거하기도 한다.
7. 결론 – 자궁내막증 치료는 맞춤형 전략이 핵심
자궁내막증은 복합적인 호르몬 기전과 면역 반응이 얽혀 있는 만성 질환으로, 증상과 진행 속도에 개인차가 크다. 따라서 치료제 선택 시 단순히 병의 심한 정도뿐 아니라 환자의 나이, 임신 계획, 통증 강도, 삶의 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프로게스틴, GnRH 작용제, 복합호르몬제 등 다양한 옵션이 있으며, 약물 간 장단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내약성과 순응도를 고려한 약물 선택이 필수이며, 꾸준한 경과 관찰을 통해 치료 전략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 SPRM, 면역조절제 등 새로운 치료법이 임상에 도입되면, 자궁내막증 환자에게 더 다양한 맞춤형 선택지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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